Lucida Stella
[붓꽃/유성대]유성☆범퍼카 본문
*ㅇㄹ님 커미션입니다. 신청 감사합니다:D!
*붓꽃Iris 타입 샘플(3129자)/전체 공개
*놀이공원 가서 범퍼카 타는 유성대
날은 바야흐로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어느 봄날이었다. 따사로운 햇볕이라 해도 이미 오래 전에 해가 기울어져 하늘은 점점 주홍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으나 날이 제법 따뜻해져 해가 진다 해도 그렇게 추울 것 같진 않았다. 한 손에 든 솜사탕을 후배들 쪽으로 내밀며 치아키는 뿌듯함이 물씬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놀이공원은 제법 왔지만 이렇게 너희와 다 함께 놀이기구를 타니 기분이 새롭구나!”
“소인도 대원들 모두와 함께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니 지금 엄청 두근거리오!”
“일이 일찍 끝나서 다행임다! 이번에도 놀이기구는 못 타고 돌아갈 거라 생각했는데.”
“에……. 그냥 집에 바로 가면 안 될까여……. 혼자 집에 갈 수 있는데…….”
“미도리, 『5명』이 이렇게 모인 건 거의 처음이니까 『같이』 즐기도록 해요~♪”
“카나타 말 그대로다, 타카미네! 이렇게 같이 놀 수 있는 건 거의 처음 아닌가! 그리고 5명이 모여야 유성대라고? 네가 빠지면 의미가 없다!”
“우우…….”
솜사탕을 크게 떼어내 미도리 입에 넣어준 치아키는 ‘그러니 너무 그런 표정 짓지 마라!’라며 미도리의 등을 두어 번 팡팡 두드렸다. 그래도 주는 대로 순순히 받아먹은 미도리는 한숨을 푹 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너무 격렬한 건 좀……. 작은 목소리로 덧붙인 말에 치아키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테토라가 말한 대로 오늘 유성대가 놀이공원을 찾은 이유는 일 때문이었지만, 운 좋게도 이번에 맡은 일은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끝나는 일이었다. 이대로 돌아가는 것도 아쉽고, 겸사겸사 다섯이 함께 하는 추억을 하나라도 더 만들고 싶었던 까닭에 치아키는 놀이기구 몇 대라도 타고 돌아가자고 제의했고, 다들 생각하는 건 비슷했는지─한 명은 아닌 것 같았지만─ 치아키의 이번 제의는 매우 흔쾌히 받아들여졌다. 미도리의 말대로 다섯이 함께 즐길 수 있으면서 격렬하지 않은 놀이기구를 찾아 지도를 요리조리 보던 치아키는 좋은 걸 발견했는지 지도의 한 곳을 가리켰다.
“그럼 범퍼카는 어떤가! 마침 위치도 근처인 것 같구나!”
다들 좋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본 치아키는 ‘좋아, 그럼 출동이다!’라고 외치곤 남은 솜사탕을 통째로 테토라 손에 쥐어준 후 먼저 힘차게 범퍼카가 있는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 * *
운이 좋았는지 얼마 기다리지 않고 전원 범퍼카에 탑승한 유성대 멤버들─다들 딱히 노리지는 않았지만 기가 막히게 자신들의 색깔인 범퍼카에 탔다─을 바라보며 치아키는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핸들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얼마 안 가 직원의 경쾌한 구호와 함께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 범퍼카를 본 치아키는 그 잠시 동안 좀이 쑤셨는지 화려하게 핸들을 돌리며 페달을 꾹 밟았다.
“아앗, 대장! 너무 세게 밟지 마십쇼! 아픔다!”
“미안하다, 나구모!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
제법 운전 해본 적이 있는지 범퍼카의 정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운전과 충돌을 하던 테토라에게 달려가 기세 좋게 충돌한 치아키는 테토라의 불평에 멋쩍게 웃었다. 아무래도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컸던 나머지 페달을 아주 세게 밟은 듯 싶었다. 치아키의 사과를 받고도 꽁한 표정을 짓던 테토라는 후진을 하는가 싶더니 치아키의 범퍼카를 적당한 세기로 한 번 쿵 박고선 그제서야 표정을 풀고 다시 핸들을 돌렸다.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아주 정석적이면서도 뿌듯한 반응에 코를 쓱 문지르던 치아키는 반대쪽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충격에 고개를 살짝 돌렸다.
“치아키~♪”
“오오, 카나타 아닌가! 잘 즐기고 있나?”
“물론이죠……♪ 치아키를 보니 『반가워서』 저도 모르게 박아버렸답니다~”
“하핫, 카나타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그럼, 이따 『또』 봐요~”
한 번 살풋 웃은 카나타는 유려한 손놀림으로 핸들을 조작하며 그 근처에 있는 어떤 범퍼카와도 충돌하지 않고 정말 물 흐르는 것처럼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조금만 핸들을 돌려도 근처의 범퍼카와 충돌할 법 했는데 귀신 같이 빠져나가는 모습에 치아키는 ‘오오…….’라는 감탄사밖에 흘릴 수 없었다.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주위를 몇 번 둘러보던 치아키는 구석에 보이는 초록색 범퍼카를 발견하곤 페달을 꽉 밟았다.
*
“어, 센고쿠 군? 왜 그럼까?”
“테, 테토라 군……. 차가 앞으로 안 가오…….”
치아키만큼은 아니었으나 제법 신나게 범퍼카를 몰던 테토라는 제자리에서 빙빙 도는 시노부의 범퍼카를 발견하곤 그쪽으로 다가갔다. 때마침 나타난 테토라의 모습에 시노부는 울먹거리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도움을 청해왔다. 센고쿠 군, 핸들을 그쪽으로 돌리지 말고 반대쪽, 페달도 밟구여, 옳지, 그렇게 하는 검다! 테토라의 어드바이스 덕에 눈에 띄게 범퍼카의 운전에 익숙해진 시노부는 마치 구세주라도 보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적당한 세기로 시노부의 범퍼카를 들이받은 테토라는 씩 웃었다.
“아앗, 너무하오 테토라 군!”
“범퍼카는 원래 이렇게 타는 검다 센고쿠 군!”
“우우-”
핸들을 돌려 도망가던 테토라는 문득 뒤를 돌아보곤 어느새 운전에 익숙해졌는지 자신을 추격하는 시노부를 보고 그를 따돌리기 위해 핸들을 꺾었다.
*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구석 쪽에서 적당히 이쪽으로 달려오는 범퍼카만을 피하며 유유자적하게 운전하고 있던 미도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자신을 들이받은 빨간 범퍼카를 노려봤다. 아주 작정하고 박은 듯 충격은 꽤 엄청났으나 범퍼카의 주인은 아프지도 않은 듯 여전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하고 있나, 타카미네! 구석에만 있으면 재미없다고?”
“…….”
“타카미네?”
자신의 부름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미도리를 상체를 조금 들어 쳐다보던 치아키는 순간 미도리 눈의 희번득이는 것을 보고 등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여전히 아무 말도 없던 미도리는 핸들을 꺾어 후진하는가 싶더니 그대로 치아키의 범퍼카를 들이받았다. 아, 이건 도망가야 한다. 조상님이 빨간 버튼을 연타하는 것을 느끼며 치아키는 급하게 페달을 밟았다.
* * *
“테토라 군 덕에 살았소~ 테토라 군이 아니었다면 소인은 범퍼카를 제대로 못 탔을 것이오!”
“에이, 별 것도 아니었슴다. 역시 닌자라서 그런지 센고쿠 군 피하는 실력이 장난이 아니었슴다!”
“그랬어……?”
대기할 때는 그렇게 길었는데 막상 탑승하니 짧게만 느껴지는 시간이 끝나고, 유성대의 1학년들은 범퍼카에서 내리며 재잘재잘 담소를 나눴다. 후반에 눈에 불을 켜고 치아키만 쫓아다니느라 시노부를 잘 보지 못했는지 미도리가 그렇게 묻자, 테토라는 차마 목구멍 바로 밑까지 올라온 ‘미도리 군……, 정말 무서웠슴다…….’라는 말을 삼키고 고개만을 끄덕였다. 자신들도 내렸는지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선배들을 보며 후배들 역시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건 그렇고 신카이 공 정말 대단하오! 소인도 나름 열심히 차를 피했지만 신카이 공만큼은 피하지 못했소!”
“맞슴다! 정말 대단함다!”
“다 『방법』이 있답니다~”
“자, 그럼 다른 걸 타러 가자꾸나!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후배들의 감탄에 키득키득 웃어주는 카나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치아키는 그래도 다섯 전부 범퍼카를 즐긴 것처럼 보여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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