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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da Stella

[아라이즈ts]어느 겨울날에 있었던 일 본문

조각글&썰

[아라이즈ts]어느 겨울날에 있었던 일

시나모리 2017. 3. 26. 03:45

 “엄마는 나 태어났을 때 기억해?”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무릎에 누워 자신을 바라보는 딸을 이즈미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왜? 라고 물어보니 그냥, 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상할 건 없었다. 아이들은 종종 그럴 때가 있으니까.

 “기억 못할 리가 없잖아.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한걸.”

 살짝 웃으면서 이즈미는 딸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내가 절대로 잊지 않을 것 중 한가지인걸. 그렇게 말한 이즈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추운 겨울날이었어. 네가 태어났을 무렵에는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던가. 주홍색의 빛이 널 축복하는 것처럼 비췄단다. 나루 군도 기억해?”

 “기억하다마다.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는 것도 있었겠지만.”

 “그렇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엄마는 네 울음 소리가 마치 천사의 나팔 소리처럼 들렸어. 그렇게 괴로웠던 것도, 아팠던 것도 다 날아갈 만큼.”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딸에게 이즈미는 말없이 웃어주었다. 역시 너한테도 이런 말은 너무 빨랐던 걸까?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계속 머리를 쓸어주던 이즈미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엄마는- 너를 낳을 수 있어서, 너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누가 뭐래도 엄마는 너를 원했으니까…….”

 그렇게 말한 이즈미는 머리를 쓸어주는 손을 멈추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니 부디, 이것만은 잊지 말아주렴. 너를 낳을 수 있어서, 너를 만날 수 있어서 나는 정말로 행복했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나는 너를 원했다는 것을. 사랑하는 내 겨울의 아이야, 그럼 언젠가 반드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순간 목걸이의 푸른 보석이 빛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11문자 듣고 뽕이 차버려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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