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a Stella
[헨리에인]궁중암투 中 일부 본문
방에 들어와 문을 잠근 에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입을 막고 헛구역질을 계속했다. 식사도 거의 하지 않아 토해려 해도 토할 것조차 없을 텐데, 어째서 이렇게 구토감이 밀려오는 건지. 그렇게 한참을 비워지지 않는 속을 비워낸 에인은 손으로 입을 문지른 후 억지로 몸을 일으켜 그대로 침대에 엎어졌다. 옷을 갈아입거나 화장을 지우거나 머리를 풀거나 하다 못해 안경을 벗을 여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 있지? 어차피 모든 게 불편한데.
그렇다. 모든 게 불편했다. 지금의 격식 차린 차림이 아니어도, 머리를 풀어헤치고 잠옷으로 갈아입어도 그것조차도 불편하게 느껴졌다. 분명 예전에 입던 옷보다 몇 배나 좋은 옷감으로 만든 옷이어도, 예전에 자던 침대보다 몇 배나 부드러운 침대에서 잔다 해도 모든 것이 자신을 옥죄는 느낌이 들었다. 애초에 자신이 여기 있을 자격이 있기는 한 건지, 그것마저도 의심스러웠다. 이 모든 게 불편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아무래도 너는 여기 있을 자격이 없다고 자신 주위의 모든 것이 외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른 에인은 실소를 내뱉었다. 그렇지, 지금 여기 있는 모든 것은 내게 속한 게 아니니까. 언젠가는 자신이 원래 속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오히려 익숙하게 느껴지면 그것이 더 곤란했다. 그럼 나중에 더 피곤해질 테니까.
잠깐, 피곤? 지금 나 피곤하다고 하고 있는 건가? 소스라치게 놀란 에인은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분명 방엔 아무도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혹시라도 실수라도 이런 모습을 누가 보게 된다면? 이곳에선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그렇지만 이런 모습은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다. 아니, 보여주면 안 됐다. 하물며 자신의 시중을 드는 시녀들에게도. 애초에 그녀들도 믿을 수 없었다. 그녀들 뒤에 누가 있을 줄 알고? 이에 관한 건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전에 나부터가……. 아, 지금은 여기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에인은 머리를 흔들어 그것을 머리 한구석으로 몰아냈다. 지금은 평소 모습으로 돌아가는 게 문제였다. 조금이라도 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 즉시 수많은 이들에게 물어뜯힐 게 뻔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그러니까. 이곳도 다를 것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더 심하다고 하면 또 모를까.
크게 심호흡을 한 에인은 거울을 보며 조용히 몸을 가다듬었다.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는 무너지더라도 무너진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이는 나뿐만이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해서니까. 사실 그것은 그저 대의명분에 불과하고 그저 자신의 복수를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지? 고작 복수를 위해서라면 이렇게 거창한 계획을 세웠을 리가 없었다. 그러니, 부디─
“버텨. 무슨 일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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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글이 쓰고 싶더라니 400일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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