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a Stella
[헨리에인]변화 본문
하루에도 수십 번 생각한다. 좀 더 오래, 좀 더 많이, 좀 더 가까이, 그렇게 계속 같이 있고 싶다고. 하지만 언제나 생각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아니, 말조차도 꺼내지 못한다. 어째서? 이렇게나 원하는데, 이렇게나 바라고 있는데, 어째서? 말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서? 처음에는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는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나는 변해버렸는데, 이렇게 변해버린 나를 선배님은 모르고 계시니까. 이렇게 변해버린 나를 선배님이 싫어하시기라도 하시면……? 그게 너무 싫어서, 그게 너무 두려워서, 그게 너무 무서워서…….
하지만 아무리 억눌러봐도, 아무리 싫다고 해봐도 한 번 시작된 변화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 나를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가 선택한 것이 과연 맞는지는 알 수 없다. 그치만, 그치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 * *
“하아, 하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에인은 소매로 입술을 문질렀다. 그 덕에 얼굴 또한 반쯤 가려졌으나, 이미 얼굴 전체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지 오래였기 때문에 별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익숙한 광경이었다. 거의 매번 이런 식으로 흘러갔으니까.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괜히 계속 소매로 입술을 문지르고 있는 에인의 팔을 살며시 붙잡으며 헨리는 가만히 속삭였다.
“너무 문지르지 마, 에인. 상처 난다?”
“……예.”
약간 주저하는 듯 눈을 몇 번 깜빡거리다 천천히 손을 내리는 에인을 보며 헨리는 살짝 웃었다. 매번 보는 반응이었지만, 그때마다 새로웠고, 귀여웠다. 아직도 부끄러운 듯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는 에인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헨리는 말을 이었다.
“매번 이렇게 부끄러워서 어쩌냐~ 역시 이 다음은 에인이 더 큰 다음에 해야겠네~”
“……저, 그렇게 안 어립니다.”
“응……?”
자신의 소맷자락을 잡으며 에인이 한 말에 헨리는 고개를 갸웃했다. 평소대로라면 아무 말 없이 부끄러워 할 텐데? 당황한 듯한 헨리의 시선을 피하며 에인은 크게 한 번 숨을 들이쉬고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저……, 그렇게 안 어리다고 했습니다.”
“응응, 그래. 그렇게는 안 어리지. 하지만…….”
“……압니다. 키스…… 만으로도 이렇게나 부끄러워 하고……, 지금 이런 말도…… 겨우 겨우 하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도 부끄러운 듯 소맷자락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에인은 고개를 푹 숙였다. 한참을 그렇게 고개조차 들지도 못하던 에인은 무언가 결심한 듯 다시 한 번 손에 힘을 주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 고개를 들었다.
“……정말로, 정말로 선배님이……, 너무 좋아서……, 계속 같이 있고 싶고……, 좀 더 많은 것을…… 함께하고 싶고…….”
말을 잇는 것이 힘든 듯 에인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이런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빠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분명 제가 이런 말 하는 거……, 분명히 저답지 않고……, 이상하고……, 어색하다는 거……, 잘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으면 안 돼.
“선배님을……, 원합니다……. 이런 저는……, 싫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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