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a Stella
[헨리에인]끝나가는 세계에서 본문
"그러니까, 제가 죽으면 세계 멸망을 막을 수 있다고요?"
헨리의 손에 들린 총을 보고 에인은 가만히 중얼거렸다. 갑자기 세계가 멸망한다는 것도, 그것을 자신의 죽음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도 믿기는 힘들었지만, 거짓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지 않을까.
"쏘십시오. 방아쇠만 당기면 되지 않습니까."
"하지만 에인……."
"선배님을 더 못 보는 건 슬프지만……, 선배님께 소중한 건 저 하나가 아니지 않습니까. 자, 이러면 빗나가지도 않겠죠. 아니, 즉사일 겁니다."
헨리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에인은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갖다댔다. 죽는 거 자체는 무섭지 않았다. 얼마 전만 해도 언제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거기다 세계에 비하면 자신의 목숨쯤은 한없이 가벼운 거 아닌가. 그리고 그 죽음이 헨리에 의해서라면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안 쏘십니까? 전 정말 괜찮습니다만."
"내가, 안 괜찮으니까……."
내 세계는 너로 가득차 있는데, 네가 없는 세계 따위 의미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너를 쏴? 너와 맞바꾼 세계는 필요없어. 그런 세계라면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나아.
헨리의 생각을 읽은 듯 에인은 조용히 손을 내려놓았다. 다그칠 생각은 없었다. 자신이야 죽으면 끝이라 해도, 남겨질 사람은 그게 아니니까. 어떤 선택을 하든 책망할 생각 또한 없었다. 어느 쪽이든 헨리의 선택에 따를 생각이었으니까.
"……그렇다면 같이 기다릴까요. 그래도 끝을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다니, 이쪽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응, 나도 마찬가지야. 사랑해, 에인."
"……저도, 사랑합니다."
역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듯 에인은 살짝 얼굴을 붉히며 헨리를 조용히 껴안았다.
세계는, 종말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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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연성+술 마시고 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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