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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da Stella

[호쿠토모]연습 중에 생긴 일 본문

2차/단편

[호쿠토모]연습 중에 생긴 일

시나모리 2016. 12. 25. 22:40

 “───그러니 공주님, 부디 제게 공주님께 입을 맞출 수 있는 영광을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어머, 그건 오히려 제게 영광……, 서, 선배, 죄, 죄송해요……! 그, 다, 다시 한 번만……!”

 가까이 다가오는 호쿠토의 얼굴을 보고 질끈 감아버린 눈을 다시 뜨며 토모야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아무리 연기인 데다가 실제로 입을 맞추지는 않더라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니까 대체 키스씬 같은 건 굳이 왜 넣는 거냐고, 망할 변태가면……!!! 토모야는 속으로 지금 자리에 없는 히비키 와타루에게 괜히 성질을 부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대사는 다 외웠고, 리드는 선배가 해주실 테니까 보조만 잘 맞추면……. 겨우 마음을 가다듬은 토모야는 호쿠토와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아, 아니, 이게 아닌데……! 죄송해요, 선배……! 다, 다음 번엔 제대로 할 테니까……, 하, 한 번만 더……!”

 “음, 역시 내 연기가 너무 어색하지? 미안해. 다음엔 더 자연스럽게 할 테니까. 자, 다시 할까?”

 “아, 네!”

 선배 연기는 어색하기는 커녕 너무 완벽한데요……!!! 닿을 일 없는 마음 속 절규를 외치며 토모야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아, 어쩌면 좋아. 선배 연기가 아까보다 더 완벽해졌어. 한참을 그렇게 하다 말다를 반복하던 두 사람은 1시간 가량이 흐른 이후에야 처음으로 연습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서, 선배……, 죄, 죄송한데……, 자, 잠깐만 쉬었다……, 다시…….”

 “그래, 좀 쉬는 게 좋겠다.”

 입으로 괜히 앓는 소리를 내며 토모야는 붉게 물든 두 뺨을 손으로 문질렀다. 고작 이정도에 이렇게 달아오르다니 나 정말 한심한 거 아닐까. 무대에 오를 때는 아무렇지도 않아야 할 텐데. 하지만 시야에 한가득 호쿠토 선배가……. 아, 정말 어쩌면 좋아. 또 다시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을 느끼며 토모야는 마구 뺨을 문질렀다. 고작 한 번 성공했을 뿐인데, 아직 연습 좀 더 해야 하는데, 얼른 진정하지 않으면……! 이 와중에 창문 열어주신 선배는 너무 친절하시고……, 정말 이 모든 건 변태가면이 잘못했다. 진짜 언제 졸업하지. 얼른 졸업이나 해버려라. 그렇게 속으로 히비키 와타루에 대한 원망을 한참 쏟아내고 나서야 겨우 평정을 되찾은 토모야는 다시 한 번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한 번 성공했으니까 그래도 이젠 좀 낫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토모야는 호쿠토에게 다시 연습하자고 말했다.

 “그러니 공주님, 부디 제게 공주님께 입을 맞출 수 있는 영광을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어머, 그건 오히려 제게 영광인걸요.”

 좋아, 이렇게만……, 아, 잠깐 너무 가까운 것 같……!?

 그것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닿자마자 바로 떨어진 두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당황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얼굴을 살짝 붉힌 채로 손등을 입술에 가져간 호쿠토에게 토모야는 더 이상 붉어질 수도 없을 정도로 얼굴을 붉힌 채로 연신 사과를 해댔다.

 “죄, 죄, 죄, 죄송해요, 선배!!! 제, 제, 제, 제가 실수하는 바람에……!!!”

 “아냐, 괜찮아. 살짝 놀랐을 뿐이고……. 그리고 내 실수이기도 하니까…….”

 “저, 저, 정말 죄송해요……!!!”

 달아오른 두 뺨을 감추려는 것처럼 토모야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아, 정말 어쩌면 좋아.


* * *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쓴 토모야는 좀처러 잠들지 못해 계속 뒤척이고 있었다. 진짜 내일 선배 얼굴을 어떻게 보지……? 결국 그 이후로 연습은 더 하지 못하고 거의 도망치듯 집으로 와버린 토모야는 계속 그 생각뿐이었다. 억지로라도 자기 위해 눈을 감았지만 연습 때 본 호쿠토의 얼굴이 계속 생각나 괜히 죄없는 이불만 걷어찰 뿐이었다.

 “아, 그래도 오늘 선배 얼굴 많이 봤…….”

 아악, 나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소리 없는 절규를 내지르며 토모야는 또다시 죄없는 이불을 걷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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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썰을 망쳐서 죄송합니다...사랑합니다...(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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