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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치아]이혼남 치아키랑 가출남고생 미도리 본문

2차/단편

[미도치아]이혼남 치아키랑 가출남고생 미도리

시나모리 2017. 1. 24. 23:12

 ‘띵동-’ 하는 초인종 소리가 밤의 적막을 가르고 경쾌하게 울려퍼졌다. 초인종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구세요?’라고 묻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던 미도리는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 대답했다.

 “그……, 저, 고등학생인데……, 홧김에 가출해버렸는데……. 괜찮으시면 하루만 신세질 수 있을까 해서…….”

 말을 마친 미도리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거짓말을 한 건 아니었으나 과연 어느 속 좋은 누가 문을 열어줄까 싶었다. 분명 그냥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겠지. 근데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기 싫은데……. 아……, 우울해……. 죽고 싶다…….

 그런 미도리의 마음을 알아준 건지는 몰라도 얼마 안 가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놀란 미도리가 문쪽으로 시선을 돌린 그 순간, 막 문을 열고 나온 남자와 서로 눈이 마주쳤다. 잠깐, 저 사람이 왜 여기에? 눈이 마주친 순간, 서로를 알아 본 두 사람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타, 카미네……?”

 “모, 모리사와 선배……?”

 아, 어째서 하필 지금 이 사람이 여기에.


* * *


 “……오랜만이네요.”

 “확실히 그렇군! 졸업식 때 보고 처음인가?”

 “에……, 그렇죠……. 저 선배 결혼식 못 갔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갈 수 있긴 했지만 핑계 대고 안 간 거긴 하지만……. 그때 못 와서 자기가 얼마나 속상했는지 아냐며 치아키는 미도리의 등을 몇 번 두드렸다. 이 사람은 정말 변한 게 없구나…….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미도리는 대답하는 대신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녁은 먹었나? 아직 안 먹었으면 같이 먹을까? 금방 준비할 테니까!”

 “그럼 감사하구요…….”

 치아키가 부엌으로 사라진 틈에 미도리는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저 액자 안에 있는 애는 누구지? 아, 딸이 하나 있다더니 걘가? 완전 선배 닮았네……. 근데 왜 딸 사진밖에 없지? 선배 성격이라면 결혼 사진이라든가 가족 사진 같은 거 걸어둘 것 같았는데……. 그러고 보니 시간이 이렇게 됐는데 왜 선배 말곤 아무도 없는 거지……? 미도리가 이유 모를 위화감에 휩싸인 그때, 치아키가 미도리를 불렀다.

 “타카미네! 와서 밥 먹어라!”

 “아, 네……. 갈게요…….”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은 지극히 평범한 음식이었다. 그런데 왜지? 어째서 이렇게 위화감이……? 시간이 좀 늦어서인가? 아냐, 그건 아닌데……. 지금 이 집 전체가, 좀……. 점점 자신을 강하게 짓누르는 위화감을 버티지 못한 미도리는 밥그릇을 막 다 비운 치아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선배, 아내 분은……?”

 “응……? 제대로 못 들었는데 다시 한 번만 말해줄 수 없나?”

 “그……, 아내 분이 많이 바쁘신가봐요……. 시간이 제법 늦었는데 아직까지 안 들어오시고…….”

 “아, 그게…….”

 말끝을 흐린 치아키는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지금 하긴 좀 그러니 좀만 기다려달라며 미도리를 거의 내쫓듯이 거실로 보냈다. 하지만 거실로 가는 그 짧은 사이에 미도리는 심하게 떨리는 치아키의 손을 볼 수 있었다.


*


 “그러니까……, 이혼하셨다구요……?”

 “아, 어쩌다보니……. 애는 엄마가 데리고 갔고…….”

 답지 않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들려준 얘기는 제법 충격적인 얘기였다. 차마 대답할 수 없어 미도리는 조용히 이마를 짚었다. 졸업한 지 1년도 안 돼서 결혼한 것도 충격이었는데,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그 사이에 또 이혼을 했더란다. 딸 낳았다고 자랑한 게 대체 얼마나 됐다고…….

 “뭐, 어쨌든 이미 지나간 일이고!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자야지, 타카미네?”

 “아, 그러네요……. 그, 괜한 거 물어봐서 죄송함다……. 이렇게 신세 지는 것도 충분히 죄송, 한데…….”

 “하핫, 난 정말 괜찮다니까! 그리고 그거라면 얼마든지 원하는 만큼 있어도 되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치아키는 호탕하게 웃으며 미도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역시 억지로 웃는 것 같지……? 그렇게 생각하며 미도리는 원래라면 머리가 망가진다며 떼어냈을 치아키의 손을, 이번에는 떼지 않고 가만히 쓰다듬을 받았다.


* * *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었다. 한참을 잠들지 못한 미도리는 자신의 옆에서 얄미울 정도로 곤히 잠든 치아키를 바라보았다. 내일이 쉬는 날이어서 다행이었다. 평일이었다면 정말 죽고 싶었을 거야……. 작게 한숨을 내쉰 미도리는 다시 치아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자신보다 어리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앳된 얼굴이었다. 이런 사람이 애도 딸린 이혼남이라니, 아무도 안 믿을 거다.

 한참을 그렇게 치아키를 바라보던 미도리는 치아키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 얼굴도 모르는 아줌마, 고마워요. 이제 둘은 아무 관계도 아니니까 치아키 씨는 제가 데려가도 되죠?

 애초에 이게 이치에 맞는 일이었다. 그 여자보다 내가 더 먼저 치아키 씨 좋아했는데. 거기다 나는 치아키 씨를 버리거나 그럴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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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음날에 미도리 한동안 치아키 집에 눌러앉아서 막 썸 타고 결국 치아키랑 꽃잠 잤다^^!!! 미도치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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