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a Stella
[세토마리]기다리는 걸 잘하는 마리씨 본문
달마저도 졸린 듯 구름 뒤에 살짝 숨은 늦은 밤이었다. 수명이 거의 다 된 듯 깜빡거리는 가로등 불빛에 의존해 아지트에 도착한 세토는 최대한 소리가 안 나게 조심하며 문을 살짝 열었다.
“다녀왔슴……, 어라?”
언제나 듣는 사람 없는 일방적인 인사말이었다. 늘 그가 아지트에 돌아오는 시각은 모두가 잠에 들 시각이기 때문에 깨어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아지트에 불이 켜져 있는 일 또한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환하게 켜져 있는 불, 그리고 소파에 앉아 있는 누군가. 낯선 풍경이었다.
“아, 세토 왔어?”
“마리……? 지금 늦었는데 뭐하는 검니까……?”
“으응, 그냥 잠이 안 와서. 그래서 그 참에 세토 기다렸어!”
마리는 놀란 듯한 세토의 얼굴을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다. 그 표정을 바라보던 세토는 작음 한숨을 살짝 내뱉고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도. 원래 마리는 일찍 자는 편 아니었슴까? 기다리다가 졸리지는 않았슴까?”
“조금. 하지만 세토 기다리기로 해서 계속 기다렸어.”
“마리…….”
“그리고 나, 기다리는 거 잘하니까. 예~전에도 세토가 날 데리러 왔을 때도 계속 계~속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는걸. 그리고 그때처럼 오늘도 기다리고 있으면 세토가 올 거니까. 응, 그러니까……. 하아암…….”
말을 하다가 졸린 듯 마리는 하품을 하며 눈을 비볐다. 세토는 삐져나온 마리의 눈물을 닦아주며 마리를 일으켰다.
“마리, 어쨌든 시간이 너무 늦었슴다. 자요, 얼른.”
“응…….”
다시 아지트의 모든 불이 꺼지고, 방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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