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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da Stella

[오리티샤]눈물에서 피는 꽃 본문

2차/단편

[오리티샤]눈물에서 피는 꽃

시나모리 2016. 6. 5. 14:02

 그와 이별했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슬퍼하지도 않았다. 슬퍼하면 그가 떠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는 바람처럼 자유로웠고,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사람이었다. 고작 찰나의 반짝임에 불과한 내가 잡아둘 수 없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좋아했어도, 아무리 사랑했어도, 그가 진정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내 옆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그의 발길이 닿는 곳으로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와의 이별을 택했다.

 그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

 

* * *

 

 “정말 괜찮은 거야?”

 “응, 정말.”

 “하지만…….”

 “난 정말 괜찮아.”

 “그래도, 걱정되는걸.”

 “걱정 하지 말고. 그리고 언제라도 나는, 아니, 저는 여기서 당신이 돌아오는 걸……,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

 끝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우지 못하는 그에게 나는 환하게 웃으며 그를 배웅했다. 저 아득한 지평선의 저편으로 그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나는 웃고 있었다. 아니, 나는 어느 샌가 울고 있었다.

 

*

 

 “…꿈, 인가…….”

 그때의 꿈이다.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이제는 알 수 없는 그때의 꿈. 눈물이 흘러나온 건지 눈가가 촉촉했다. 눈이 붓지는 않았을까, 누가 눈치채면 곤란한데…….

 “어머……?”

 당연히 젖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베개에서는 낯선 감촉이 느껴졌다. 축축한 천의 느낌이 아닌 말라버린 무언가의 느낌.

 베개에는 시들어버린 꽃잎이 그득했다.

 

* * *

 

 눈물에서는 꽃이 핀다.

 생명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돌바닥에서, 나의 눈물이 피워낸 꽃은 잠시 활짝 피었다가 곧바로 시들어버린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면 눈물에서 꽃이 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꽃은 누구를 닮은 꽃일까. 그것을 알기도 전에 시들어버리는 꽃은, 과연 어느 누구를 닮았을까.

 그를 닮은 꽃일까. 아니, 이 꽃은 나를 닮은 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는, 나의 사랑과 닮은 꽃. 그래, 이 꽃은 나를 닮았다.

 그렇다 해도, 계속 시든다 해도, 끊임없이 피어나는 이 꽃은, 과연 나와 닮은 꽃일까……. 아니면…….


---

모티브 : 하나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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