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 우리 아들. 너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게 엄마에게는 너무나도 기쁜 일이란다. 네가 어렸을 때 엄마가 자주 아프는 바람에 더 많은 것을 해줄 수 없었다는 게 늘 미안할 뿐이란다. 다른 애들처럼 조금 더 칭얼대도, 어리광부려도 좋았을 텐데, 우리 아들은 너무 빨리 철이 든 것 같아서 엄마는 그게 항상 미안해. 지금이라도 더 많이 챙겨주고 싶은데, 그러기에는 우리 아들이 너무 커버린 것 같기도 하네.
늘 말하지만 오늘은 네가 축하를 받아야 하는 날이란다. 엄마한테 감사 인사를 할 필요는 없다니까? 엄마는 네가 이 세상에서 우리 집을 골라준 것만으로도 너무 기쁜걸. 그것만으로도 너는 축하를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어. 그렇게 또 감사 인사를 하면 엄마는 너무 기뻐서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구?
이 세상에 네가 존재한다는 거 자체만으로 기쁘고 행복한 사람이 또 생겼다는 게 엄마는 정말 기쁘고, 또 한편으로는 약간 씁쓸하기도 하네. 우리 아들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예전에 얘기한 것 같지만 엄마가 네게 줄 수 있는 사랑과 줄 수 없는 사랑이 있단다. 무슨 뜻인지는 이제는 알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기쁨,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기쁨, 이 두 기쁨을 네가 이제 깨달은 것 같다. 이 두 기쁨을 네가 평생 느낄 수 있도록 엄마가 항상 기도할 거란다. 그것이 엄마가 네가 줄 수 있는 사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