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a Stella
[보석소녀 엘레쥬]반지 본문
“에리카, 뭐 만들고 있어?”
“응? 아아, 꽃반지.”
“꽃반지? 갑자기 왜?”
“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나 할까…….”
“헤에, 그렇구나.”
“……왠지 안 물어봐?”
“응, 괜찮아. 에리카가 얘기하고 싶으면 얘기해줘도 되지만.”
“……뭐야, 그게. 그럼 안 말할래.”
“우우, 그렇다고 진짜 말 안 해주기는……. 대신에 꽃반지 만드는 법 알려줘!”
“후훗, 알려줄까 말까~”
“으엥~ 에리카~”
“알았어, 알았어. 알려줄게. 자, 일단 꽃을 두 송이 꺾어서…….”
작은 꽃 두 송이를 꺾은 에리카는 능숙한 솜씨로 꽃들의 줄기를 엮어 시범을 보였다. 그다지 어렵지 않았기에 엘레쥬 역시 금방 꽃반지를 하나 만들어 손가락에 끼울 수 있었다. 아까 만들었던 반지와 방금 만든 반지를 손가락에 하나씩 끼운 다음, 에리카는 멍하게 꽃반지를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해, 에리카?”
“글쎄, 무슨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
“그걸 알면, 내가 무슨 독심술사게? 오늘 따라 너무해~”
“미안, 미안. 대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응?”
“앗, 응!”
그날도 이렇게 맑은 날이었는데, 에리카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서 엘레쥬에게 손을 내밀었다.
-7월의 어느 날, 아직 두 사람이었을 때의 이야기.
여름이 점점 무르익어 갈 때였던 탓에, 그날은 매우 무더웠다. 조금이라도 무더위를 잊기 위해 에릭은 강가 근처 풀밭에 누워 있었다. 그늘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아쉽게도 주위에 그늘이 없었기 때문에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과 햇빛을 반사해 은빛으로 빛나는 수면이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약간 눈이 부시긴 했으나, 보지 않기에는 아까운 풍경이었기 때문에 그는 눈을 감지 않고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오래 바라본 탓일까, 눈이 아파오는 것을 느낀 그는 살짝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순간, 그늘이 자신의 얼굴 쪽에 드리워지는 것을 느낀 에릭이 살짝 고개를 드니, 그곳에는 자신과 꼭 닮은 얼굴의 여동생이 서있었다.
“여기서 뭐해?”
“그냥, 더위 좀 식힐까 해서. 넌 왜 여깄는데?”
“그야 오빠 찾으러 온 거지! 찾느라 고생했다구?”
“미안. 어쨌든 너도 여기서 쉴래? 여기, 되게 시원하거든.”
“으음……, 그럴까? 와, 여기 꽃이 되게 많아!”
“그러네. 여름이라서 그런 걸까?”
“아, 그렇지! 잠깐만 기다려봐~”
에리카는 그렇게 말하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소담하게 피어난 두 송이의 꽃을 꺾어 이리저리 만지더니, 반지 하나를 만들어냈다. 그녀는 살짝 웃으며 에릭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오빠, 손.”
그녀의 말에 그가 고개를 갸웃하며 손을 내밀자, 에리카는 자신이 방금 만든 반지를 그의 손가락에 살짝 끼워주고 환하게 웃었다.
“……이게 뭐야?”
“반지야, 반지! 저번에 누가 알려줬는데, 오늘은 소중한 사람한테 은으로 만든 반지를 주는 날이래. 그치만 난 아직 혼자 그런 걸 살 나이가 안 되니까, 이런 거라도! 괜찮지, 응? 그렇지? 오빤 내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래……? 혹시 나도 이거 만드는 방법 알려줄 수 있어?”
“응응! 당연하지!”
또 다시 작은 꽃 두 송이를 꺾은 에리카는 능숙한 솜씨로 꽃들의 줄기를 엮어 시범을 보였다. 그다지 어렵지 않았기에 에릭 역시 금방 꽃반지를 하나 만들어 에리카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에리카는 에릭이 끼워준 반지를 보고 기쁜 듯 또 다시 환하게 웃었다.
“헤헤, 나도 오빠의 소중한 사람인 거야?”
“글쎄, 뭘까?”
“우우~ 나빴어~”
“하하, 장난이야, 장난. 슬슬 돌아갈까? 부모님이 걱정하실 거야.”
“응!”
-그리고 또 다시 7월의 어느 날, 혼자가 되어버린 이후의 뒷이야기.
“엘레쥬, 이거 줄까?”
“응? 이거 받아도 돼?”
“물론, 네가 받고 싶다면 얼마든지.”
“와, 고마워!”
너는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까? 모른다 해도 상관없어.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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