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a Stella
밤이란 것이 무색할 정도로 시끌벅적하던 소리도 점점 사라지고, 어둠을 밝히고 있던 불빛도 서서히 사라져 갔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남은 것은 그저 고요함이었다. 아까까지 그렇게 시끄러웠던 탓일까, 지금의 고요함은 평소의 고요함보다 몇 배는 더 깊은 것 같았다. 모두가 고요함으로 사라진 가운데, 할로윈 나이트는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서 어느덧 새벽놀이 지기 시작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참을 그렇게 서있던 그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셰이머스.” 누군가의 묘비의 앞에 도착한 할로윈 나이트는 묘비에 적힌 이름을 나지막히 불렀다. 예전의 자신의 이름이지만, 이제는 아닌 이름이었다. 대답을 기다리는 듯 그는 묘비를 계속 바라보았지만, 대답이 돌아올 리가 없었다. 애초에 죽은..
“……유우 군은 나한테, 한 번도 좋아한다고 해준 적 없잖아.” 그렇게 말하며 이즈미는 마코토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동안 몇 번이나 좋아한다고 말했는지는 기억나지도 않는다. 그저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번 말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 탓에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걸까? 하지만 말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유우 군이 좋았다. 그 마음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 넘쳐서, 말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유우 군이 좋았다. 그만큼 세나 이즈미는 유우키 마코토가 좋았다. “이즈미 씨…….” 마코토는 이즈미의 시선을 피하며 말끝을 흐렸다. 봐봐, 역시 이번에도 말해주지 않을 거잖아. 딱히 보답을 바라고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처를 받지 않는 것 또한 아니었다. 그저 좋아..
“여기가 너희 집이야?” “응! 역시 아틀란티스랑은 느낌이 많이 다르려나~” ‘사실 나도 너무 오랜만이라 좀 어색하지만!’ 이라 말하며 지수는 자신의 침대에 걸터 앉았다. 어색하다고는 했지만, 역시 자신의 방이 맞긴 한 듯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역시 가장 편안한 느낌. 그와 다르게 라무는 주위의 모든 것이 신기한 듯 이것저것 들춰보고 있었다. “지수, 이건 뭐야?” “어? 웬 종이……, 아, 그거 별 거 아니야!!! 내려놔!!!” “그래? 무슨 숫자가 가득해서 혹시나 하고…….” “아냐아냐. 진짜 별 거 아니니까!” 아, 대체 저건 어디서 찾아냈지. 역시 요정이라 그런가!? 분명 잘 숨겨놨었는데. 아직도 의문이 남았는지 계속 성적표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라무의 손에서 성적표를 뺏은 지수는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