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a Stella
저녁 시간 준비를 마치고 주방에서 나온 애슐리는 카운터에 멍하니 앉아 있는 에인의 뒤에 슬쩍 다가가 그의 볼을 쿡 찔렀다. 생각에 깊게 빠져 있었던 탓인지 화들짝 놀란 에인의 모습을 보고 작게 웃은 애슐리는 문쪽을 바라보며 에인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슬슬 올 때가 됐지?” “누구 얘기하는 거야?” “누구겠어? 뭐, 그 손님, 잊을 만하면 왔으니까 그렇게 안 기다려도 될 텐데 말이야-” “……지, 지금 무슨 얘기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그리고 잊을 만하면 오는 손님이 한두 명인 것도 아니고…….” “어라-, 지금 시치미 떼는 거야? 네가 나한테? 척하면 착이거든요~ 거기다 넌 생각하는 게 바로 얼굴에 드러나서 모르는 게 더 이상하다고? 그래서, 저번엔 무슨 얘기했어?” “벼, 별 얘기 안 했거든..
“한동안 누가 나 찾으면 나 없다 그래, 알겠지?” “갑자기 왜? 아니, 그전에 너 찾을 만한 사람이 뭐 얼마나 있다고.” “조, 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으니까 그러지! 어쨌든 알겠지!? 꼭 없다고 그래야 돼!” “아, 잠깐. 그럼 일은 어쩌고?” “그건 최대한 알아서 해볼 테니까……. 애초에 나 억지로 여기서 일하게 만든 게 누군데…….” 영문을 모르겠는 일에 애슐리가 머리를 긁적이며 수긍하려는 순간, 일에 관한 것이 생각난 듯 애슐리가 에인을 사나운 눈으로 바라보자 에인은 시선을 피하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애슐리는 잠시 에인을 째려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다면 일단 그렇다고 할 테니까. 그렇다고 일 제대로 안 하면 월급 안 줄 거야!” “네네-” 애슐리의 따..
“안 주무실 겁니까?” “어, 아니, 잘 거긴 한데……. 나 진짜 여기서 자라고?” “혹시 불편하신 점이라도……?” “불편할 건 없는데, 오히려 너무 편할 것 같긴 한데…….” “그럼 피곤하실 텐데 얼른 주무시는 편이…….”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뭐가 잘못됐냐는 듯이 눈을 깜빡거리는 에인을 보며 헨리는 잠시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잘못된 건 확실히 없었다. 침대는 편안해 보였고 침구들은 깔끔하게 정리돼있었다. 이쪽은 문제될 게 없었다. 문제는 다른 쪽에 있었다. “내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여기는 원래 에인이 자는 데 같은데……? 내가 여기서 자면 에인은 어디서 자?” “저요? 전 헛간에서 자면 됩니다만.” “에인이 아니라 내가 거기서 자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나보다 에인이 더 힘들었을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