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a Stella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있잖아, 에인. 밤말고 낮에 만날 생각은 없어? 분명 우리 처음 대화했을 때는 낮이었던 것 같은데-” “하, 하지만 그때는……, 불가항력적이었고……, 잠깐이었으니까……. 낮이면 분명……, 이거, 눈에 띌 테고……. 그리고…….” 헨리의 질문에 에인은 더듬더듬 대답하며 물 밖으로 살짝 꼬리 지느러미를 꺼내보였다. 그리고 그 뒤엣말은 굳이 듣지 않아도 알 수는 있었다. 워낙 수줍음을 타는 애니까, 자신 이외의 인간과 만나면 분명 숨어버릴 것이다. 물론 그전에 자신도 이 애를 다른 사람과 만나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렇지만 분명 이런 말을 하면 또 얼굴을 잔뜩 붉히며 숨어버릴 테니 안 하는 게 낫겠지. “뭐, 밤에 만나는 게 싫은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더 밝은 데서 우리 에인을 보고 싶달까- 에인은..
어쩐지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아니, 애초에 인형이니까 잠이란 것을 잘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어쩐지 이 시간대가 되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고 싶었다. 그런데 어쩐지 오늘 따라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읏차.” 주위를 몇 번 둘러보던 엘리제는 우물 밖으로 살짝 빠져나왔다. 어차피 애초에 이 숲은 낮에도 어두컴컴해서 사람이 잘 오지 않는 곳인 데다가, 설마 미쳤다고 이 밤에 이 숲을 올 사람은 아무도 없을 터였다. 그러니 인형인 자신이 혼자 돌아다닌다 해서 의심을 받을 일 따위, 생기지 않을 것이다. * * * “이렇게 올려다 보는 밤하늘은 새롭네-” 동그랗지 않은 밤하늘을 바라보는 건 얼마만이었더라? 최근에 우물 밖을 나오기는 커녕, 밤하늘을 올려다 본 지도 꽤 오래됐다는 것을 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