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a Stella
“여긴 또 어디람.”결국 길을 잃어버리고 만 마나미는 입을 삐죽이며 들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처음으로 혼자, 그것도 자유 여행을 떠난 것은 좋았다. 생각 이상으로 들뜬 탓에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이렇게 길을 잃는 것은 좋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낯선 곳이어서 그런지 지도 앱도 딱히 도움이 되지 않았고, 사람도 거의 지나다니지 않아 길을 물어보는 것도 불가능했다. 어디로 가야 큰길이 나오지? 너무 이리저리 헤맨 탓에 점점 고파오는 배를 문지르던 마나미의 눈에 어느 작은 빵집이 눈에 띄었다.“아, 모르겠다. 일단 먹고 생각할래!”마침 배도 고프겠다, 안에 누가 있을 테니 그 사람에게 길도 물어보면 되겠다고 생각하며 마나미는 아무런 주저 없이 빵집의 문을 열어제꼈다. 경쾌하게 울리는 종소리와 코..
*황제 레오와 기생 이즈미. 고증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의 눈에 비친 것은 진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옥좌에 앉아있으면 손을 까딱일 필요도 없이 전국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었으나 그것은 이미 여러 차례 거르고 걸러져 보기 좋게 정제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가 보고 싶은 것은 날것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레오는 이렇게 잠행을 즐기곤 했다. 눈에 들어오는 생생한 모습에 어쩐지 영감이 떠오르는 것 같아 레오는 휘파람을 휘휘 불었다. 그렇게 여유롭고 길거리를 거닐고 있던 레오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웅성거리는 소리에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눈을 돌렸다.“호오……?”사람들이 웅성대는 원인이자 그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어느 한 여인의 모습이었다. 화려한 비단옷을 걸친 그는 옷에 절대 뒤지지 않는 수려한..
※사망소재 포함 이게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여명조차 밝지 않은 새벽에 잠시 잠에서 깬 이즈미는 언제부터인지 모를 빗소리에 괜히 이불을 뒤집어 썼다. 사실은 이게 꿈이고 방금 전의 그게 현실이 아닐까. 지금도 네 모습은 이렇게도 선명한데.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 없는 말을 내뱉은 이즈미는 자신의 꼴이 퍽 우스워 자조에 가까운 웃음소리를 토해냈다. 츠키나가 레오가 죽은 지도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말은 바꿔 말하면 자신이 이 꿈을 꾸기 시작한 것도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얘기였다. 빛 한 줄기 없는 깊은 어둠 속에서 그저 그의 뒷모습만을 좇는 꿈을. 긴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그 뒷모습은 너무나도 선명해서, 자신이 보고 느꼈던 그 모습과 한 치도 다른 점이 없어서, 한 발만 더..